
단역 서현이 원작 소설 속 세계관을 거침없이 뒤흔들고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어느 날 갑자기 최애 소설 속으로 들어가 버린 현실 여대생 K(서현 분)의 빙의 스토리를 유쾌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차선책은 남주 이번과 여주 조은애(권한솔 분)의 운명적인 첫 만남을 직접 목격하고 싶어 그 장면이 펼쳐질 모임에 참석했다. 하지만 막상 자리가 시작되자 악녀 도화선(지혜원 분)이 자신의 최애 조은애를 몰아세우는 상황을 견딜 수 없었고 돌연 현실 세계의 폭탄주를 소개하며 이목을 단숨에 자신에게 집중시켰다.
이후 술기운이 오른 채 자리를 빠져나온 차선책은 우연히 마주친 냉혈 남주 이번에게 애독자의 눈으로 그의 상처와 외로움을 짚어주며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그 말에 마음이 흔들린 이번은 차선책을 자신의 마음을 알아준 특별한 존재로 받아들였고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첫날밤까지 직진하며 경로 이탈 로맨스의 서막을 열었다.
첫날밤 이후 이번은 여주가 아닌 차선책에게 달콤살벌한 집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사주단자를 보내 청혼의 뜻을 밝히는가 하면 혼례를 거부하는 차선책에게는 종친의 순결을 빼앗은 건 역모라며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기력이 쇠했다는 말 한마디에 산속 호랑이와 맞서 약초를 구해올 만큼 애정과 광기를 오가는 노브레이크 직진을 이어갔다.
이에 차선책은 원작의 흐름을 되돌리기 위해 갖은 수를 써봤다. 먼저 이번의 마음이 식기를 바라며 별별 탈출극을 벌였지만 그의 집착은 되레 불처럼 타올랐다. 급기야 조은애와 이번의 운명적인 첫 만남을 재현해보려 했지만 이번은 조은애에게는 냉랭한 태도를 유지한 채 오직 차선책만을 다정히 바라봤다. 그렇게 그녀가 애써 준비한 모든 시나리오는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이후 몸을 추스른 차선책은 이번의 혼례를 위해 도성 전역에서 처녀 단자 접수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을 접하고는 잠시 망설이다가 곧장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갔다. 끝까지 곁을 지켜준 이번에게 남은 분량을 올인하기로 마음먹은 것. 관찰자에 머물던 단역에서 벗어나 이번의 여자주인공이 되기로 한 그녀의 결심이 어떤 서사를 써 내려갈지 기대가 모인다.
단역 서현의 반란이 펼쳐지고 있는 KBS 2TV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매주 수, 목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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