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백번의 추억’이 1980년대 청춘의 우정과 첫사랑을 아날로그 감성으로 담아내며, 가슴을 잔잔히 적시는 여운을 일으키는 애틋한 추억의 시간을 선사했다.
여기에 김다미의 단단한 존재감, 신예은의 섬세한 감정 연기, 허남준의 신선한 눈빛이 어우러지며 극을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었다. 단순한 시대극을 넘어, 배우들의 연기가 아날로그 배경에 숨결을 불어넣으며 시청자들을 1980년대 첫사랑과 우정의 기억 속으로 이끌었다.
회수권과 토큰, 출퇴근기록부, 주판, 성문영어책, 종이인형 같은 소품도 극의 사실감을 더했다. 사소한 물건 하나까지 그 시절의 생활상을 세밀하게 재현해내며 “생활상마저 완벽하게 되살렸다”는 반응을 얻은 것. 가진 건 많지 않았지만 서로 덕분에 빛날 수 있었던 청춘의 순간들, ‘백번의 추억’은 바로 그 시간의 정수를 포착해 오늘의 시청자들에게도 특별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이에 작품이 지닌 매력을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버스 안내양, 음악다방, 극장, 교복 미팅 등 1980년대를 대표하는 공간과 문화가 배경으로 펼쳐진다. 특히 지금은 사라진 직업인 버스 안내양은 정류장에서 승객을 태우며 “오라이~”를 외치고, 요금을 받고, 회수권을 건네던 그 시절 풍경을 생생하게 되살렸다. 영례의 모습은 당시 서울 거리를 누비던 청춘들의 활기와 낭만을 그대로 전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휴대전화도, 메신저도 없던 시대. 주간학교 학생이 야간학교 학생에게 보내는 응원 쪽지, 음악다방의 신청곡, 교복 차림으로 나섰던 미팅까지 아날로그 방식의 만남이 그 순수함을 고스란히 불러냈다.
영례모(이정은)의 리어카 사고로 산산조각 난 현실 앞에서 영례는 절망했지만, 그녀 곁에는 단짝 친구 서종희(신예은)가 있었다. 큰 돈을 건네면서도 “보너스로 소원권 하나 저축할게”라는 장난으로 영례를 웃게 했고, 힘든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했다.
극장의 ‘입틀막’ 엔딩으로 강렬한 여운을 남긴 1회에 이어, 2회에서는 또 다른 운명의 장난 같은 사건이 펼쳐졌다. 기말 고사를 마친 재필(허남준)이 친구 마상철(이원정)의 설득 끝에 마지못해 참석한 4:4 미팅에서, 야간학교를 다니던 영례와 종희 역시 우연히 자리를 채우며 재회한 것. 영례는 재필이 자신을 구해준 ‘자이언트’임을 단번에 알아봤고, 종희 역시 흥미로운 듯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는 재필의 시선이 부딪혔다. 그 순간, 세 사람 사이에 아슬아슬한 기류가 흐르며, 우정과 사랑이 교차하는 삼각구도의 서막을 알렸다.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인 건 1980년대 명곡들이었다. 영례가 재필에게 첫 눈에 반한 그 순간엔, 마치 요동치는 마음을 대변하듯, 카펜터스의 ‘Close to You’(1970)를 백예린이 담백한 어쿠스틱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곡이 흐르며 첫사랑의 설렘을 배가시켰다. 영례와 종희가 라디오에 맞춰 부른 유심초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1982)는 포크 감성으로 우정을 더욱 따뜻하게 물들였다.
여기에 4:4 미팅 엔딩에서는 유재하의 1982년 미발표곡 ‘별 같은 그대 눈빛’이 새롭게 울려 퍼지며 아날로그 로맨스의 여운을 완성했다. 시대를 넘어 다시 울려 퍼진 명곡들이 세대 간의 공감대를 넓히며 작품의 감성을 극대화했다.
‘백번의 추억’는 매주 토요일 밤 10시 40분, 일요일 밤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