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 불혹의 타격장인, KIA 떠나 삼성 유니폼 다시 입는다
‘타격장인’ 최형우(42)가 9년 만에 친정 삼성 라이온즈로 돌아온다.
최형우는 삼성과 FA 계약에 합의하고 현재 계약 내용 조율 등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 세부적인 조율이 마무리되는 대로 그룹 보고 등 절차를 거쳐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9년간 몸담았던 KIA 타이거즈와의 재계약은 최종 무산됐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올시즌 기록이 통산 기록(타율 0.310, OPS 0.930)과 거의 비슷하다는 점이다. 통산 2314경기 2586안타(역대 2위), 419홈런(역대 4위), 543개 2루타(역대 1위)에 KBO 최초 1700타점 돌파(1737타점)를 기록한 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몸소 증명하는 꾸준함의 대명사다.
최형우는 2002년 전주고 졸업 후 2차 6라운드로 삼성에 입단했다. 포수로 시작해 방출과 재입단의 우여곡절을 거쳐 7년 차인 2008년부터 리그 최고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삼성 왕조의 중심으로 활약한 그는 2017년 KIA로 이적해 두 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선사하며 ‘우승 청부사’로 활약했다.
삼성에서 마지막으로 뛴 2016년, 그는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138경기에서 타율 0.376, 31홈런, 144타점, 46개 2루타로 장타율 0.651, 출루율 0.464, OPS 1.115를 찍었다. 신구장 라이온즈파크 첫 시즌이었던 만큼, 10년 만의 재회에 대한 기대가 높다.
투수진도 탄탄하다. 후라도와 디아즈를 모두 확보한 데 이어 광속구 우완 맷 매닝과의 계약도 앞두고 있다. 원태인, 최원태, 이승현까지 선발진이 두텁고, 불펜에는 최지광, 김무신, 이재희 등 파이어볼러들이 부상에서 복귀한다.
KIA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결과다. 최형우의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삼성의 적극적인 영입 공세에 결국 선수를 빼앗겼다.
KIA는 지난해 필승조 장현식을 놓쳤고, 올해 주전 유격수 박찬호도 미리 단속에 실패하며 두산으로 보냈다. 한승택도 KT로 이적했고, 이준영만이 유일한 성과인 상황에서 두 차례 통합우승을 함께한 핵심 베테랑까지 떠나보냈다.
최형우는 C등급 FA로 선수 보상은 없지만, 삼성은 보상금 15억 원을 지불해야 한다. 그럼에도 삼성이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것은 팬심을 어루만지며 우승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