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 여파로 항공유 수급 불안이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항공업계가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항공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주요 항공사들이 항공유 확보 불확실성이 커지자 다양한 비상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항공사는 다음 달 이후 연료 조달 가능성조차 장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세계 2위 항공유 수출국인 쿠웨이트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공급을 전면 중단한 점이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저스틴 어바치 국제항공협의회(ACI) 사무총장은 “단기적으로 큰 문제는 연료 가격보다 앞으로 공급이 충분히 있을지 여부”라고 지적했고, 윌리 월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회장은 “이제까지 겪은 최대의 공급 문제”라고 경고했다.
에너지 가격 정보업체 아거스에 따르면 북서유럽 항공유 가격은 18일 기준 톤당 1,730달러로 전쟁 전 대비 두 배 수준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미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를 돌파, 브렌트유 상승폭(약 50%)을 크게 웃돌고 있다. 에어뉴질랜드는 5월 초까지 약 1,100편을 취소한다고 밝혔으며, 아시아 전역에서 수천 편이 결항되면서 수만 명의 승객이 공항에서 발이 묶였다.
연료비 급등은 곧바로 항공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유럽 주요 항공사들은 운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공식화하고 있으며, 이지젯 자비스 CEO는 “유류 헤지 효과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예약할 것을 권고했다.
여행 수요 위축도 불가피해 보인다. 영국 연구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중동발 여행객이 올해 약 2,800만 명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감소분의 60%는 유럽행 여행객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튀르키예·프랑스·영국 등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쟁 불안 심리로 장거리 이동 대신 거주 지역 인근을 선호하는 ‘지역화’ 경향도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