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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1517원·유가 114달러 공포에 코스피 375p 추락…트럼프 “5일 유예”로 급반전​​​​​​​​​​​​​​​​

서정민 기자
2026-03-24 06: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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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1517원·유가 114달러 공포에 코스피 375p 추락…트럼프 “5일 유예”로 급반전​​​​​​​​​​​​​​​​ (사진=AI 생성)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요즘 금융시장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자고 나면 달라지는 럭비공 같은 입에도, 시장은 그의 말을 믿고 싶어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입으로 판을 뒤집었다. 이번엔 시장에 특급 호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지난 이틀간 미국과 이란이 중동 지역의 적대행위를 전면 해소하기 위해 매우 유익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의 발전소 및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모든 군사 공격을 5일간 유예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불과 이틀 전인 21일, 그는 “이란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경고했던 터였다. 이란군도 “적대국의 어떤 공격에도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맞서며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상황이었다. 이란 측은 협상 자체를 부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위트코프·쿠슈너 등 미국 대표단이 이란 최고위급과 협상했다”고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뉴욕 증시 개장 약 두 시간을 앞두고 나온 이 발언 하나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광속으로 반응했다.

유가는 가장 먼저 반응했다. 한때 배럴당 114달러대까지 치솟았던 WTI(서부텍사스산원유) 4월물 선물은 트럼프 발언 직후 배럴당 88.7달러까지 떨어지며 9.7% 급락했다. 브렌트유 5월물 선물도 10.2% 급락한 배럴당 100.7달러에 거래됐다. 공격 유예 발언 직후엔 96달러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뉴욕증시도 환호했다. 한국 시간 23일 오후 10시 42분 현재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 상승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4%, 1.6% 오름세를 보였다. 엔비디아와 애플 주가도 2%대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인덱스는 발표 직전 100.146까지 오르다 이후 99.119로 급락했다. 엔·달러 환율 역시 160엔에 근접했다가 158.27엔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23일 국내 증시는 그야말로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였다. 미·이란 간 긴장 고조에 코스피는 전장 대비 375.45포인트(6.49%) 급락한 5,405.75로 장을 마쳤다. 개장 직후에는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 효력정지)까지 발동됐다.

유가 급등, 환율 상승, 미국 금리 인상 우려까지 맞물린 ‘삼중 악재’가 시장을 강타했다. 연준의 ‘비둘기파’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한 방송에서 “중동 갈등과 유가 상승이 장기화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져 금리 인하 입장을 접게 됐다”고 발언해 충격을 더했다.

외국인은 이날 약 3조6000억원, 기관은 3조8172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원·달러 환율도 17년여 만에 장중 1,510원을 돌파했고, 한때 1,517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 발언 이후 환율은 다시 1,500원 아래로 내려왔고, 한국 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EWY, FLKR, KORU도 프리마켓에서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23일 폭락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대장주도 24일 장에서 급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폭락장에서도 개인 투자자의 저가 매수는 멈추지 않았다. 23일 개인은 약 7조30억원을 순매수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매수세를 기록했다. 이달 3일부터 20일까지 누적 개인 순매수액은 22조6793억원에 달한다. 코스피가 전고점을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개인 매수세를 지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