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호의 수석코치 주앙 아로소(포르투갈)는 지난달 자국 매체 ‘볼라 나 헤데’와의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지만, 월드컵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다음 라운드, 즉 32강 진출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팀엔 좋은 선수들이 있지만, 포르투갈 대표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차이가 있다. 최상위권 선수들을 데리고도 본선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실론을 강조했다.
아로소 수석코치는 2024년 8월 홍명보 감독의 ‘오른팔’로 합류한 인물이다. 2003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파울루 벤투 체제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코치로 일하기도 했다. 홍명보호 합류 직전에는 포르투갈 클럽 FC 파말리캉에서 테크니컬 디렉터로 재직했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을 택한 과정도 상세히 공개했다. 아로소 수석코치는 “대한축구협회와 면접을 예행연습처럼 봤는데 정식 초청장이 왔다. 한참 고민 끝에 거절했는데, 협회가 포르투갈까지 직접 찾아와 나를 설득했다. 그들이 나를 정말로 원한다는 것을 강력하게 보여준 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스스로를 설명하는 방식이다. 아로소 수석코치는 “협회가 기대한 것은 현장에서 감독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한국인 감독(홍명보)이 프로젝트의 중심인물이었지만, 훈련을 조직하고 경기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유럽 출신 코치를 원했다. 심지어 기술 스태프를 직접 데려오라고까지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전력분석관 티아고 마이아, 피지컬 코치 누누 마티아스, 골키퍼 코치 페드로 로마 등 포르투갈 출신 스태프들을 직접 추천해 합류시켰다. 일반적으로 감독이 담당하는 영역을 수석코치가 상당 부분 맡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는 점에서, 팬들의 의아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전술 운용에 대해서는 “현재 스리백과 포백 두 가지 포메이션을 모두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전술 구사 의지를 내비쳤다. 홍명보호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까지 주로 포백을 활용하다 지난해 7월부터 스리백을 도입했으나, 스리백 운용 시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편, 3월 A매치에서 침묵했던 손흥민(LAFC)과 이강인(PSG)은 소속팀 복귀 직후 존재감을 되살렸다. 손흥민은 5일(한국시간) 올랜도 시티와의 MLS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전반전에만 4도움을 몰아치며 팀의 6-0 대승을 이끌었다. MLS 역사상 전반전 4도움은 최초의 기록이었다. 이날 57분간 슈팅 4회, 기회 창출 5회, 드리블 성공률 100%를 기록한 손흥민은 양 팀 최고 평점인 9.8점(풋몹 기준)을 받았다. 이강인 역시 4일 툴루즈와의 리그1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결승골의 기점이 되는 코너킥을 정확히 연결하며 PSG의 3-1 승리와 리그 선두 수성에 힘을 보탰다.
소속팀 LAFC의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이 손흥민에게 전술적 자유도를 부여해 전반에만 5골에 관여하게 만든 것, PSG가 이강인의 킥력과 탈압박 능력을 빌드업의 핵심으로 활용하는 것과 극명히 대비된다. 최고의 재능을 가진 선수들을 데리고 있으면서도 그 장점을 하나의 위력적인 창으로 다듬어내지 못한 홍명보호의 ‘뼈아픈 역설’이다.
손흥민은 지난 오스트리아전 직후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 하락) 논란에 “제 기량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를 경기력으로 증명해 냈다. 홍명보 감독 역시 “손흥민은 우리 팀의 중심이며, 단 한 번도 의심한 적 없다”고 단언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