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또다시 '경우의 수'의 미로에 빠졌다. 스스로 32강 진출을 확정할 기회를 두 차례나 날린 끝에, 이제는 다른 나라의 경기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국은 지난 25일(한국 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과달루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 0-1로 패했다.
이번 대회는 48개국 체제로 치러지며, 12개 조 1·2위 24팀과 조 3위 중 상위 8팀이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한국은 그 와일드카드 8장을 놓고 다른 조 3위 팀들과 경쟁해야 한다.
상황은 하루 사이에 크게 악화됐다. 남아공전 직후만 해도 스포츠 통계업체 옵타는 한국의 32강 진출 확률을 87.76%로 전망했고,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도 94%를 제시했다.
그러나 26일 D·E·F조 경기에서 파라과이(승점 4), 에콰도르(승점 4), 스웨덴(승점 4)이 나란히 한국을 앞서는 성적을 거두면서 옵타 기준 진출 확률은 53.24%, 디애슬레틱은 68%까지 뚝 떨어졌다.
이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스웨덴, 에콰도르는 32강 진출을 확정했고, 파라과이도 사실상 확정적이다. 한국은 조 3위 중 현재 6위에 위치해 있다.
G조에서는 이집트가 이란을 이기고 벨기에가 뉴질랜드를 누르면 한국에 유리하다. H조에서는 스페인이 우루과이를 꺾는 결과가 필요하다. I조에서는 세네갈과 이라크의 맞대결에서 세네갈이 2골 차 이상으로 이기지 못해야 한다.
지독한 아프리카 징크스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한국은 2006년 독일 대회에서 토고를 2-1로 이긴 뒤, 2010년 나이지리아와 2-2 무승부, 2014년 알제리에 2-4 완패, 2022년 가나에 2-3 패배 등 매 대회 아프리카 팀에 유독 부진한 모습을 반복해왔다.
이번 대회에서도 FIFA 랭킹 61위, 선수단 몸값이 한국의 35% 수준에 불과한 남아공에 발목이 잡혔다.
한국은 남아공전 직후 전세기로 과달라하라 베이스캠프에 복귀했으며, 26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회복 훈련을 소화했다. 이제 선수단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27일과 28일, '남의 발'에 32강행 운명을 맡긴 채 결과를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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