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선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화려한 음식보다 문득 익숙한 한 끼가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다. 따뜻한 밥 한 공기와 김치찌개, 정성스럽게 말아낸 김밥처럼 특별할 것 없어 보여도 먹는 순간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음식이다. 한국인에게 ‘집밥’이라는 말이 유난히 따뜻하게 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글로벌 K-푸드 테이블’ 아홉 번째 이야기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만난 ‘家常飯朴老師(집밥박선생)’이다.
메뉴를 들여다보면 그 의미가 더욱 선명해진다. 불고기비빔밥과 김밥을 비롯해 해물순두부찌개, 돼지고기 김치찌개, 부대찌개, 떡만둣국, 잡채, 떡볶이, 해물파전 등 한국인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맛을 떠올릴 수 있는 음식들이 다양하게 자리한다.

그중에서도 불고기비빔밥은 이곳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메뉴다. 양념한 고기에 당근과 콩나물, 버섯, 김, 달걀을 더해 밥과 함께 비벼 먹는다. 여러 재료가 한 그릇 안에서 어우러지는 비빔밥 특유의 매력은 언어나 국적을 넘어 이해하기 쉽다.
김밥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한국에서는 소풍날 도시락이기도 했고, 바쁜 날 간단히 먹는 한 끼이기도 하며, 누군가 정성스럽게 말아주던 기억의 음식이기도 하다. 해외에서 만나는 김밥이 반가운 것은 맛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 한 줄 안에 한국인의 일상과 추억이 함께 말려 있기 때문이다.
K-푸드의 세계화는 반드시 화려한 파인다이닝에서만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김밥 한 줄이 첫 번째 한식일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뜨거운 순두부찌개 한 그릇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기억하게 만드는 맛이 될 수 있다.
음식은 그렇게 한 나라의 일상을 가장 쉽고 따뜻하게 전한다.
서울의 어느 골목에서 먹었을 법한 한 끼가 타이베이 사람들의 평범한 점심과 저녁이 되고, 한국인에게 익숙한 음식이 대만 사람에게도 익숙한 음식으로 자리 잡아간다. 어쩌면 K-푸드의 진짜 힘은 바로 이런 풍경에 있을지 모른다.

멀리 퍼져나간다는 것은 특별해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느 날 그곳 사람들의 평범한 하루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것.
타이베이에서 만난 ‘집밥박선생’의 한 끼는 그래서 조금 더 반갑다.
집밥은 장소가 아니라, 마음이 기억하는 맛인지도 모른다.
타이베이(대만)=글 | 김민주 기자
(love4043@bntnews.co.kr)
사진 | 김치윤 기자
현지 자문 I '집밥박선생'이승우대표
취재 동행 | 크리에이터 '피기'
장소협조 | 대만 타이베이 '집밥박선생'
매장정보 I 04台北市中山區中山北路二段96巷28號
대표메뉴 | 해물파전, 떡볶이, 마약김밥, 비빔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