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백일섭의 사진을 20여 년간 냄비 등 주방용품 홍보에 무단으로 사용한 업체가 1억원을 배상하게 됐다.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른바 '백일섭 냄비', '백일섭 후라이팬'으로 불렸던 제품이지만 백일섭은 해당 업체와 광고모델 계약을 맺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사는 1990년대 중반부터 자사가 제조·판매하는 냄비 등 주방용품에 백일섭의 사진이 인쇄된 스티커를 붙여 판매해왔다. 회사 홈페이지와 온라인 쇼핑몰에 게재된 제품 사진과 설명에도 백일섭의 얼굴이 노출됐다.
이 때문에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해당 제품이 '백일섭 냄비', '백일섭 후라이팬' 등 백일섭을 연상시키는 명칭으로 유통되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이 확인한 결과 백일섭과 A사 사이에 광고모델 계약이 체결됐거나 광고료가 지급됐다고 인정할 증거는 없었다.
백일섭은 2019년 9월 A사에 내용증명을 보내 자신의 사진을 허락 없이 사용하고 있다며 사용 중단을 요구하고 민·형사상 대응을 예고했다.
백일섭은 A사의 행위가 퍼블리시티권과 초상권·성명권을 침해했다며 재산상 손해 1억2443만원과 위자료 3000만원 등 총 1억5443만원을 청구했다.
A사는 재판에서 1990년 백일섭과 구두로 기한을 정하지 않은 광고모델 계약을 체결했으며 2010년께 광고모델료 1000만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또 2019년 내용증명을 받은 뒤 백일섭의 매니지먼트사 대표를 만났고 이후 별다른 이의 제기가 없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퍼블리시티권 자체를 별도의 재산권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A사의 사진 사용은 백일섭의 초상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라고 봤다.
문 판사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등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이 함부로 공표되거나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며 백일섭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사진을 제품 홍보에 활용한 것은 초상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백일섭이 정상적으로 초상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대가 등을 고려해 재산상 손해를 8000만원으로 산정했다.
여기에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2000만원을 더해 A사가 총 1억원을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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