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년 넘게 카메라 앞에서 살아온 배우 정보석이 이번에는 화장품 사업가로 변신했다.
단순히 이름만 빌려주는 연예인 사업이 아니라 제품 개발에만 2년 6개월을 쏟아부은 도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정보석이 론칭한 브랜드는 남성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젬오리진(GEM ORIGIN)’이다. 1986년 데뷔 이후 한 해도 쉬지 않고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는 그는 오랜 촬영 생활에서 얻은 피부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화장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출발점은 의외로 단순했다. 자신이 만족할 만한 남성 화장품을 찾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정보석은 평소 스킨과 세럼, 아이크림, 로션, 크림 등을 순서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부 관리에만 매일 30~40분을 투자할 정도다. 그러나 여러 단계를 거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사용한 남성 올인원 제품에서는 아쉬움을 느꼈다.
정보석은 "40대 이후 남성 피부는 까다롭다. 속은 건조하지만 겉은 번들거리기 쉽고, 영양은 필요하지만 무거운 느낌은 질색"이라며 제품 개발에 나선 배경을 밝혔다.
그렇게 시작된 개발 과정은 예상보다 길었다. 화장품 제조기업 코스맥스와 협업해 2년여 동안 수백 차례 테스트를 진행했고, 전체 개발 기간은 약 2년 6개월에 달했다.
2~3주마다 수십 개의 제형 샘플을 받아 직접 사용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아내와 함께 제품을 테스트하는 것은 물론 출장과 운동 등 다양한 생활 환경에서도 사용감을 확인했다.
제품의 핵심은 복잡한 피부 관리 단계를 줄이면서도 보습과 사용감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여러 단계의 스킨케어 기능을 하나로 결합하고, 자외선 차단제 역시 세럼처럼 가벼운 사용감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클렌저에는 세안과 면도를 함께 할 수 있는 기능도 적용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정보석의 사업 이력이다. 그에게 사업은 결코 낯선 영역이 아니다.
과거 볼링장과 참치집, 라이브카페 등을 운영했던 그는 IMF 외환위기 당시 볼링장 사업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지인의 제안으로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계약 당일 동업자가 빠지면서 홀로 운영을 떠맡았고, 노후 시설 교체 비용까지 겹쳤다.
당시 사업 때문에 출연을 망설였던 드라마 ‘보고 또 보고’가 오히려 위기를 넘기는 계기가 됐다.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볼링장에도 손님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정보석은 해당 작품에 출연하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둘째 아들과 함께 운영했던 서울 성북동 베이커리 카페를 정리했다. 아들의 사업을 돕기 위해 시작했지만 매장 운영 부담이 아내에게 집중되면서 결국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정보석은 지난 5일 공개된 황정음의 유튜브 영상에서 아들에게 "이제부터는 네 인생을 네가 직접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둘째 아들은 독립해 제빵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부모가 무조건 도와주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보석의 사업 도전에는 굴곡이 적지 않았다. 다만 이번 화장품 사업은 이전과 출발점이 다르다.
지인의 제안이나 가족의 사업을 돕기 위해 시작했던 과거와 달리, 자신이 수십 년 동안 직접 경험하고 관심을 가져온 분야를 사업으로 구체화했다는 점이다.
배우로서 쌓아온 인지도 역시 브랜드의 자산이지만, 그만큼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유명인의 이름보다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소비자의 재구매를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정보석은 출시 이후 동료 배우들에게 선물한 제품이 재구매로 이어졌고, 여성 소비자들에게도 예상보다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향후 스킨케어 제품군을 확대하고 백화점 뷰티 편집숍 등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도 넓혀갈 계획이다.
한편 정보석은 10일 방송되는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를 통해 화장품 회사 대표로서 신제품 개발 회의를 주도하는 모습과 성북동 자택에서의 일상을 공개한다.
40년 넘게 배우로서 대중의 선택을 받아온 정보석.
이제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화장품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정보석 SNS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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