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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의 거짓말’ 진선규, 권력 위의 빌런

송미희 기자
2026-10-18 08:4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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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의 거짓말’ 진선규, 권력 위의 빌런 (제공: tvN)


배우 진선규가 tvN ‘100일의 거짓말’에서 상대의 욕망을 이용해 복종을 끌어내는 권력자 사토 신이치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tvN 20주년 특별기획 ‘100일의 거짓말’ 3회에서 진선규는 조선총독부 정무총감 사토 신이치 역을 맡아 권력의 이면을 보여줬다. 후쿠다(김중희 분)의 야심을 자극해 충성을 받아내는가 하면, 필립(이무생 분)에게는 이해관계를 따져 협조를 구하고 가경(김유정 분)에게는 먼저 손을 내미는 등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태도로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사토의 지배력이 뚜렷하게 드러난 장면은 후쿠다와 마주한 술자리였다. 직접 술잔을 채우며 안부를 묻던 사토는 경무국장에 오른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후쿠다에게 “너의 ‘조선 위에서 20년’은 경무국장이 끝인가?”라고 물었다. 더 높은 자리로 나아갈 가능성을 내비친 이 한마디에 후쿠다는 잔을 내려놓고 무릎을 꿇으며 충성을 맹세했다.

사토는 후쿠다의 야심을 확인하자마자 대가를 요구했다. “구국단 소탕으로 너의 충심을 증명하도록.” 출세 욕구를 자극해 복종을 끌어낸 뒤 독립운동 세력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다. 고개를 숙인 후쿠다를 만족스럽게 바라보며 술잔을 비우는 모습에서는 타인의 욕망을 자신의 목적에 활용하는 사토의 냉혹함이 드러났다. 진선규는 여유로운 태도와 단호한 명령을 오가며 상대를 압도하는 권력자의 면모를 표현했다.

사토의 위험성은 조선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조선을 자신과 후쿠다 같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기회의 땅’이라고 표현했다. 조선의 현실과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외면한 채, 식민지 조선을 자신의 출세와 권력을 위한 발판으로 여기는 인식이 드러난 대목이다. 구국단 소탕을 지시하는 행동뿐 아니라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 태도 자체가 사토의 잔혹한 본성을 보여줬다.

필립과의 만남에서는 다른 면모가 나타났다. 사토는 미소로 그를 맞이하면서도 방문 목적을 살폈고, 국제연맹 조사단과 해외 언론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협조를 구했다. 후쿠다에게는 야심을 자극해 충성을 요구했지만,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린 상황에서는 상대의 제안을 신중하게 따져보는 모습을 보였다. 권위로 상대를 움직이는 동시에 필요에 따라 협상하는 사토의 계산적인 면모가 부각됐다.

총독부에 들어온 가경에게는 먼저 악수를 청하며 친근하게 다가갔다. 금서희라는 이름으로 통역생이 된 가경을 직접 찾아와 반가움을 표하고, 총독부 안내를 받았는지까지 챙겼다. 구국단 소탕을 명령한 사토가 정작 구국단의 밀정으로 잠입한 가경에게 호의를 베푸는 상황은 묘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앞서 드러난 냉혹한 본성을 알고 있기에 그의 친절한 말과 행동마저 쉽게 믿기 어려웠다.

진선규는 후쿠다를 향한 권위적인 태도부터 필립의 의중을 살피는 계산적인 모습, 가경에게 건네는 친절까지 사토의 여러 얼굴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직접 위협하는 대신 상대의 욕망을 자극하고 스스로 복종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인물의 특성을 부각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호의와 그 이면에 숨은 목적이 대비되며 사토 신이치의 위험한 존재감이 더욱 선명해졌다.

한편, tvN 20주년 특별기획 ‘100일의 거짓말’은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10분 방송된다.

송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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