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 1주년을 나흘 앞둔 30일, 정부와 대통령실, 더불어민주당 고위급 인사들이 서울 시내 한 장소에서 비공개 만찬을 갖고 국정 현안 전반을 점검했다.
이날 만찬에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이 참석했다. 오후 5시 30분께 시작된 회동은 통상적인 당정대 고위급 소통 창구 성격이지만, 계엄 선포 1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열려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한 참석자는 “계엄 1년을 앞두고 현안을 하나하나 짚어보며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만찬에서는 12월 임시국회 일정과 내년도 예산안 처리 문제도 자연스럽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사법개혁법안과 민생입법 등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돌입을 예고한 상태여서 부딪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 기한(12월 2일)이 임박했지만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도 논의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는 다음 달 3~5일 ‘다크투어’ 행사를 진행한다. 미리 신청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우원식 국회의장이 월담한 장소, 계엄군의 헬기가 착륙한 곳, 계엄군과 국회 직원들이 대치했던 장소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국회는 또 3일 밤 9시께 중앙잔디광장에서 계엄 선포 당시 주요 장면을 담은 ‘미디어 파사드’도 상영한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우원식 국회의장, 조희대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김민석 국무총리,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고, ‘빛의 혁명’ 1주년의 의미와 과제를 공유할 계획이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