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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부터 서예까지, 한국에서 쌓아온 사오리의 기록 [인터뷰]

김연수 기자
2026-03-23 14: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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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소통의 중요성을 아는 수어 아티스트 사오리와 bnt가 만났다. 사오리는 언어와 몸짓, 그리고 끈기로 자신만의 세계를 넓혀 왔다. 일본 출신으로 한국에서 활동 중인 그는 축구와 한국 수어, 서예 등 활동 영역을 확장하며 ‘도전하는 사람’의 얼굴을 꾸준히 증명해 왔다.

때로는 ‘골 때리는 그녀들’ 월드 클라쓰 팀의 주장으로 승부사의 기질을 보이고 때로는 소통을 잇는 역할을 하는 수어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사오리. 그는 평창 패럴림픽 현장에서 부딪히고 넘어지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정신에 감명을 받아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일을 꿈꾸게 됐다. 낯선 타국에서 계속 방송 활동을 이어오며 커리어를 쌓고 있는 사오리의 진심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자신을 표현하는 키워드는?

“첫 번째로 떠오른 것은 수어, 두 번째는 열정, 그리고 세 번째는 예술이다. 모든 게 두루 합쳐져 좋은 영향력을 전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Q. 화보 촬영 소감

“재밌었다. 프로필 촬영과는 조금 달랐다. 콘셉트도 있고 평소에 안 찍는 느낌으로 찍을 수 있어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Q. 최근 근황은?

“‘골 때리는 그녀들’ 새 시즌을 계속 촬영 중이다. 아무래도 훈련 위주 스케줄이 많다. 운동을 많이 하면서도 본업인 수어 아티스트 활동을 놓치지 않으려고 꾸준히 수어도 하고 있다”

Q. 타국에서 적응하며 새로운 일을 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힘들지는 않았나? 

“저도 사람이라서 당연히 마음이 왔다 갔다 한다. 우울하기도 하고 일본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지난 3~4년은 거의 수어에만 집중했다. 시험을 준비하며 밤새 공부하기도 했다. 가장 큰 원동력은 삶의 주도권이 제게 있다는 생각에서 온다. 저는 하고 싶은 일을 하러 온 것이고, 제가 선택한 일이기 때문에 포기하면 안 된다는 압박감과 책임감 비슷한 감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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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원래는 안정적인 직장을 다녔는데, 걱정은 없었나? 

“맞다. 제가 다 때려치고 왔으니까 진짜 뭐라도 보여주자는 마음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저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응원해 주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될 때 계속 나아가게 하는 큰 힘이 된다”

Q. 일상에서도 도전을 많이 하는 편 같다. 원래 도전을 좋아하는 성격인가?

“새로운 도전은 한국에 와서 더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원래 일본에 있을 때도 ‘해야겠다’,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끝을 볼 때까지 하는 편이었다. 제가 꽂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예 관심도 안 주는 스타일이다. 한국에 와서는 한국 수어를 배우게 됐고, 지금은 수어 아티스트가 제 메인 아이덴티티다. 축구를 하는 이유도 말 없이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몸으로 부딪히며 팀원과 소통하는 방식이, 손으로 소통하는 수어와도 잘 맞는다고 느낀다”

Q. 한국 수어를 배우는 것도 어려운데, 수어 아티스트까지 하게 된 계기는?

“처음 계기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대회 홍보대사 일본 대표로 위촉되면서였다. 한국에서 더 활동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왔지만, 막상 여기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했다. 여기서 무엇인가 더 할 수 없을까라고 생각하며 평창 기간을 지냈다. 그 가운데 패럴림픽 선수들이 부딪히고 넘어져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 한국에서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 현장에서 수어 통역 하시는 분들을 봤다. 그때 나라마다 수어가 다르다는 걸 처음 알았다. 한국어를 배웠으니 한국 수어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했다”

Q. 지금까지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고 보람된 순간은?

“매 순간이 값지고 기억에 남지만, 농인분들과 소통이 됐다고 느낄 때 가장 뿌듯하다. 의사소통이 되고 마음이 통할 때마다 수어를 배우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사오리 덕분에 수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국 사람인 나도 수어를 모르는데 대단하다’, ‘선입견이 있었는데 사오리 덕분에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제가 선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걸 느껴 가장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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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예는 어떻게 배우게 된 계기는?

“국제 한글 홍보대사 활동을 계기로 한글 서예 선생님을 소개받아 배우기 시작했다. 지금은 배운지 2년 정도 됐고 훈민정음을 서예로 표현하며 한글을 알리는 활동도 하고 있다. 한국어를 하지 않았으면 지금의 저는 여기에 없었을 거다. 그래서 한글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도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고 있다”

Q. ‘골 때리는 그녀들’로 축구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합류하게 된 계기는?

“현 소속사에 들어오면서 오디션을 볼 기회가 생겼다. 당시에는 인지도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오로지 실력이 중요했다. 오디션 전까지 매일 연습하면서 꼭 붙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최진철 감독님이 그런 부분을 잘 봐주셔서 합류하게 됐다. 저를 발견해 주신 분이라 늘 감사한 마음이 있다”

Q. 학창 시절 소프트 볼을 했다. 축구도 그룹 스포츠인데, 도움이 된 부분이 있나?

“소프트 볼은 학교에서 하는 동아리 활동이었다. 단체 스포츠는 아무래도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니까 좋은 경험이었고 ‘골때녀’에도 도움이 됐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계속 여자 학교를 다닌 덕분에 여자들끼리 활동하는 환경에 면역이 있어서 괜찮았던 것 같기도 하다”

Q. 방송에서 주장으로 활동하고 스피드나 정신력이 돋보인다. 체력 관리나 마인드 컨트롤을 어떻게 하나?

“아무래도 주장이 되고 나서 더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 ‘월드 클라쓰’가 외국인 멤버들로 이루어진 팀이다 보니 모두의 기준과 가치관이 달랐다. 그래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하게 됐다. 그 전까지는 개인적인 욕심이 컸다면 이제 주장이 되고 나서는 우리 팀원들이 한 명 한 명 빛나게끔 해야겠다는 의식을 했던 것 같다”

Q. 축구의 가장 큰 매력은?

“축구의 매력은 저를 계속 도전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아무리 해도 기대한 만큼 실력이 바로 나오지 않을 때가 많다. 경기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이렇게까지 했는데 왜 이 정도밖에 안 될까’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게 축구의 매력인 것 같다. 그럼에도 계속 도전하게 만드는 게 참 밉다 (웃음)”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수어 아티스트로서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공연을 하고 싶다. 서예는 한일 관계를 주제로 한 전시도 해보고 싶다. 지금 하고 있는 수어, 축구, 서예 이 세 가지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표다. ‘사오리’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으로 떠올릴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김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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