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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황이 일본 안 간 이유…“고객으로 취급” 쓴소리

서정민 기자
2026-06-15 06: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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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삼쏘회동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인공지능(AI) 혁명의 핵심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한국과 대만을 잇달아 방문하면서도 일본은 일정에 포함하지 않자, 일본 현지에서 AI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4일 황 CEO의 아시아 순방 행보를 ‘재팬 패싱(Japan Passing)’ 현상으로 규정하며, 이것이 단순한 일정 문제가 아닌 AI 혁명에서 일본이 완전히 뒤처질 수 있는 위험 신호라고 분석했다.

황 CEO는 지난달 대만에서 약 2주간 체류하며 TSMC, 폭스콘 등 주요 IT 대기업 경영진과 연쇄 회동하고 연간 1,500억 달러(약 227조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이어 지난 5일에는 한국을 찾아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이른바 ‘삼겹살 회동’을 가졌다.

tvN 예능 프로그램 녹화와 프로야구 시구까지 소화하는 등 3박 4일간 빡빡한 일정을 이어갔지만, 일본은 이번 아시아 순방 어디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닛케이는 황 CEO의 방문지가 엔비디아 공급망과 직결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팹리스 기업인 엔비디아에 TSMC의 위탁생산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는 필수 요소다.

신문은 “한국과 대만은 엔비디아 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지역”이라며, 황 CEO가 이들을 단순 부품 공급처가 아닌 AI 미래를 함께 설계할 전략적 파트너로 대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파트너라기보다 TSMC 등 고객사의 협력사에 가까운 위치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다.

반도체 장비와 소재 분야에서 도쿄일렉트론, 어드반테스트, 신에츠화학공업 등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여전히 역할을 하고 있지만, 엔비디아와 직접 전략 협력 관계를 맺은 빅테크 기업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미국 AI 기업들이 일본을 ‘개발 파트너’가 아닌 ‘소비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앤스로픽, 팔란티어 등 미국 AI 기업들이 잇따라 일본을 방문하고 있지만, 기술을 함께 개발하는 동반자가 아니라 자사 시스템을 판매할 고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과거 스마트폰 혁명 당시 소니, 무라타제작소 등 일본 부품사들이 애플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로 성장 기회를 누렸던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닛케이는 “황 CEO가 시간을 쪼개 직접 찾아가 협력을 제안할 만큼 매력적인 기업이 지금 일본에 얼마나 있느냐”고 자성하며, “새로운 AI 혁명의 파도 속에서 엔비디아 같은 선도 기업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일본의 국부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한국·대만 방문 후 일본 배제가 ‘재팬 패싱’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장비 분야 강점에도 불구, 엔비디아와의 직접 협력 기반이 부족해 AI 핵심 생태계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닛케이는 미국 AI 기업들이 일본을 파트너가 아닌 고객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놓칠 경우 일본의 디지털 경쟁력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정민 기자 sjm@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