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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이물질 신고에도 1420만 회 강행…곰팡이·머리카락까지 포함

서정민 기자
2026-02-24 07: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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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이물질 신고에도 1420만 회 강행…곰팡이·머리카락까지 포함(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에서 곰팡이와 머리카락 등 이물질이 발견됐음에도 정부가 별다른 조치 없이 동일 제조번호 백신을 1420만 회 이상 접종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효기간이 만료된 백신을 2703명이 접종하고도 당사자에게 통보조차 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방역 당국의 총체적 관리 부실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낱낱이 밝혀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감사원은 23일 ‘코로나19 대응실태 진단 및 분석’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질병관리청이 2021년 3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의료기관으로부터 백신 이물 신고를 총 1285건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물 유형별로 보면 고무마개 파편 등 사용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례가 835건(65%)으로 가장 많았으나, 곰팡이·머리카락·이산화규소 등 위해 우려가 있는 이물 신고도 127건(9.9%)에 달했다.

문제는 이물 신고 이후에도 접종이 계속됐다는 점이다. 위해 우려 이물이 발견된 백신과 동일한 제조번호로 생산돼 접종된 백신은 총 4291만 회분에 달하는데, 이 중 1420만4718회는 이물 신고가 접수된 이후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제조번호가 같다는 것은 동일한 생산 환경에서 만들어진 백신임을 의미한다. 이물 발견 시 즉시 접종을 보류하고 식약처에 통보해 품질검사를 거쳐야 하는 매뉴얼이 있었음에도, 질병청은 이를 식약처에 알리지 않고 제조사 자체 조사 결과만을 검증 없이 받아들여 사건을 종결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전체 이물 신고 중 69.4%(854건)는 해당 백신의 재고가 이미 소진된 뒤에야 제조사 조사 결과가 통보됐으며, 평균 107일이 소요됐다. 신고 백신의 33.5%(431건)은 실물 수거 없이 사진과 기록만으로 조사했고, 3.2%(41건)은 조사 방법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물이 발견된 제조번호 백신 접종자의 이상반응 보고율이 다른 제조번호 평균보다 최대 0.265%포인트 높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물과 부작용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와 함께 2021~2023년 유효기간이 만료된 백신을 접종받은 국민이 2703명에 달했음에도, 질병청은 해당 사실을 당사자에게 알리는 규정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703명 중 1504명(55.6%)은 재접종을 받지 못했으며, 일부에게는 오접종임에도 예방접종 증명서 515건이 발급되기까지 했다. 또한 국가출하승인, 즉 제조번호별 품질검증을 거치지 않은 백신 131만 회분이 별도 검증 없이 접종된 사실도 이번 감사에서 확인됐다.

감사원은 기관 간 역할과 책임이 불명확했다는 구조적 문제도 지목했다. 2020년 9월 질병관리본부가 질병청으로 승격되는 과정에서 복지부와 질병청이 서로 해외 백신 도입 업무를 상대방 소관이라고 판단, 협상이 1개월 이상 중단되는 공백이 발생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법령과 매뉴얼에 기관별 역할과 책임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협업 체계도 구체적이지 않아 주요 업무에서 혼선과 지연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질병청을 이끌었던 수장은 현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감사원은 이물 신고를 매뉴얼대로 처리하지 않은 경위나 은폐 지시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질병청 측은 “이물질이 발견된 백신은 격리·보관돼 실제 접종은 이뤄지지 않았고, 제조사 조사 결과 동일 제조번호 백신에서 공정상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복지부, 질병청, 식약처, 행정안전부에 총 31가지 개선 사항을 통보했다. 코로나 대응으로 바빴던 상황을 감안해 관련 공무원에 대한 징계 등 인사 조치는 하지 않았다. 질병청은 감사 결과를 수용하고, 오는 5월 긴급사용승인 백신에 대한 품질검증 제도를 도입하고 국가출하승인 결과를 확인한 뒤 접종하도록 매뉴얼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물질 발견 시 식약처에 신고하고 품질조사를 의뢰하는 절차도 구체화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 등을 담은 ‘공중보건 및 사회대응 매뉴얼’을 상반기 중 제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