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박 4일간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을 마치고 4일 밤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오전 청와대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중동 정세 급변에 따른 국내 경제·안보 영향과 대응책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이번 국무회의는 통상 매주 화요일에 열리는 정례회의와 별개로 소집된 것으로, 전날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의 국무회의가 이미 열린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청와대는 이번 결정에 대해 “중동 사태의 심각성을 크게 보고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해 대응책 점검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동 지역 체류 재외국민의 안전 확보 방안도 이번 회의의 최우선 의제 중 하나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관계부처에 기민한 대응을 주문하는 한편, 시장 불안을 틈탄 유가 및 민생물가 관련 불공정 행위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4일 오후 관계부처 회의를 소집해 국제 금융시장 동향, 유가·환율·국내 증시 변동 등을 점검했다. 일부 주유소에서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가격에 반영되기 전부터 선제적으로 유가를 올리는 조짐이 포착된 데 대한 점검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중동 사태의 추이를 실시간으로 보고받으며 내각의 비상대응체제를 점검해 왔다. 국가안보실은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며 수시로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순방 중이던 지난 1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실물경제와 금융, 군사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김민석 총리를 포함한 내각이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이날 임시 국무회의에서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과 ‘사법 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법)의 심의·의결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민의힘과 법조계는 이 대통령에게 사법 3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으나, 여당 주도로 의결된 법안에 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것으로 점쳐진다. 법조계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대법관 공백 사태 해소를 위한 신임 대법관 인선 작업도 이 대통령의 주요 검토 현안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순방 기간에도 강도 높은 메시지를 쏟아내며 의지를 다진 부동산 투기 근절 정책의 세부 방안 마련도 이 대통령의 관심사 최전선에 있다. 다주택은 물론 농지·임대사업자, 투기성 1주택까지 정조준한 이 대통령은 공개 메시지를 통한 투기 심리 차단과 함께 내부적으로 정교한 정책 수단 강구를 독려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