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끝까지 하는, 쇼호스트 김관우 [인터뷰]

한효주 기자
2024-08-16 14:10:16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눈에 자주 띄는 홈쇼핑. 그 중심에서 소비자들의 구매를 이끌어내며 상품의 세부 정보, 판매까지 이르게 만드는 쇼호스트 김관우.

깔끔한 인상과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미소를 지닌 그는 레이지, 쿨, 시크 무드의 화보 콘셉트마다 스스럼없는 포징으로 촬영을 이끌어나가며 현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는데.

누운 나무에 열매 안 열 듯, 사람도 열심히 움직이고 일하여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방송생활 14년, 쇼호스트로 8년 활동하며 꾸준히, 그리고 묵묵하게 쌓아 온 자신만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분야를 확장해나가고 있는 중인 김관우의 인터뷰를 지금부터 만나보자.

Q. 화보 촬영 소감

“bnt화보는 연예인들이 많이 찍지 않나. 언젠가는 한번 화보 촬영해보고 싶단 생각을 했었는데 찍게 돼서 너무 영광스럽고 기분 좋았다”

Q. 최근 근황

“쇼호스트 활동하면서 한 회사에만 있는 게 아니라 모든 홈쇼핑사를 다 다니면서 게스트역할도 하고, 원장으로 쇼호스트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또 상품을 어떻게 팔아야 되는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대면으로 기업 강의도 하는 등 분야를 확장하며 지냈다”

Q. 자신의 성격과 매력을 반영한 ‘다섯 글자’ 자기 PR을 하자면

“안 하면 안 했지 하면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한다고 생각해서 ‘끝까지 한다’. 내 직업이 물건을 파는 ‘쇼호스트’인데, 물건을 팔기 이전에 만드는 사람이 있지 않나. 그 물건을 만들기까지 모든 회사의 직원이 목숨을 걸고 한다. 그러다 보니 끝까지 하나라도 더 한다는 근성이 있다. 또 내가 우리나라 유튜브 1세대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이라는 250만 유튜버 ‘캐빈’ 출신인데 그 키즈 콘텐츠의 아이디어를 회사가 찾아주는 게 아니라 내가 직접 찾아내는 거다. 끝까지 찾아내는 것들이 영상의 조회수를 50만~100만 나오게 했던 근본인 것 같고, 이 업계에서 나를 알아주는 것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한다는 점을 장점으로 봐주셨지 않았을까 싶다”

Q. 하얼빈공정대학 수료, 공과대학에서 쇼호스트의 길로 빠지게 된 계기

“고등학교 3학년 때 EBS 청소년 드라마 주연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예전에 윤계상 선배, 박기웅 선배, 진이한 선배가 있었던 마이네임이즈 회사에서 꽤 오래 있으면서 영화에 캐스팅이 돼서 찍고 있었는데 잘 안 됐다. ‘이것만 해서는 내가 미래가 없겠다’ 생각해서 하얼빈으로 가 공부를 했고, 롯데면세점 직원으로 취직을 해 한 달 일했다. 질려서 연기를 안 하려고 했는데 이전에 몇 년 열심히 프로필을 뿌려놓았던 게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에 들어가 있더라. 내가 넣은 게 아니었지만 하도 오라고 해서 갔다. 유튜브가 뭔지도 몰랐던 세대 때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캐빈으로 시작을 했고, 그러면서 쇼호스트까지 오게 된 것”

Q. 그럼 원래 꿈은 배우였나

“원래 연기를 하고 싶었다. 근데 너무 신기한 게 요즘 쇼호스트, 아나운서 역할로 실제 직업과 연관되게 연기를 한다. 가끔 촬영 현장 가면 기분이 되게 묘하다. 옛날엔 그토록 작은 역할을 하고자 해서 오디션을 보러 다녔는데 이제는 현직이라 캐스팅이 들어올뿐더러 페이도 엑스트라 페이를 주지 않는다. 그게 너무 신기하다. 사람이 가끔은 타성에 젖지 않나. 촬영현장을 갈 수 있으면 그냥 가는 게 갔다 오면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이 굉장히 귀하다는 걸 더 깨닫고 느끼고 오기도 한다”

Q. 학생들을 가르치며 느낀 점

“‘나도 이렇게 간절했었지’, ‘내가 이 직업을 하기 위해 너무 많은 노력을 했었지’ 싶고, ‘이 친구들한테 더 열심히 가르쳐 줘야겠다’하는 마음이 든다. 아직 잘됐다고 얘기할 순 없지만 노원구 월계동 월세 반지하 30만 원 자리에서 내가 타고 싶은 차를 타게 되기까지 얼마 안 됐다. ‘일만 시간의 법칙’, ‘10년 노력의 결과’이런 얘기들 많이 하지 않나. 애들한테 매번 말하는 게 ‘결과가 없어도 10년을 해봐라. 그러면 네가 원하는 게 아니어도 뭔가가 되어 있다’라는 말을 한다. 애들을 보면 내 옛날을 되돌아보고 느끼는 게 많은 것 같다. 더 열심히, 그리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다”


Q. 쇼호스트 어떻게 준비했는지


“진짜 뭐 안 먹고 안 자고 준비했던 것 같다. 방송에 적합한 얼굴이 되기 위해 맨날 카메라 앞에서 말하는 연습을 했다. 쇼호스트는 연기자랑 달라서 가장 보편적이고 너무 튀지 않는 중간정도의 이미지가 좋은데 이전의 나는 너무 진한 이미지여서 스탠더드함을 뽑아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가장 평범하고 호감인, 흔하면서도 매력 있는 이미지가 되려 노력했다. 학원 강사, 세일즈 강사, 교수 활동도 가끔 하러 나가지만 학원에서 준비할 수 있는 건 없다. 그래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내가 준비했던 방법을 알려준다. 매일 새로운 상품에 대한 PT를 시키고, 자기 이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Q. 14년간 방송활동, 쇼호스트로는 8년을 진행하며 아찔했던 순간을 꼽자면

“진짜 별거 아닐 수도 있는데 스튜디오가 워낙 먼지가 많아 생방송 중에 기침이 안 멎더라. 제일 아찔 했을 때는 코로나 시기에 코로나 걸렸는지 몰랐는데 방송 중에 목소리가 안 나왔었을 때이다. 또 새벽 방송이었는데 업체가 안 온 상황에서 상품 없이 생방을 했던 적이 있다. 잠깐 영상 넘어갈 때 제품이 하나 생겨 있고, 두 개 생겨있고, 마지막엔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는 그런 상황도 있었다(웃음)”

Q. 쇼호스트를 꿈나무들에게

“내가 쇼호스트를 할 때는 어떤 회사의 공채가 아니면 방송인이 안 됐지만 요즘은 꼭 TV가 아니더라도 쇼호스트가 될 수 있다. 어떤 회사의 시험을 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지만 시험은 운이 따라줘야 하지 않나. 떨어졌다고 해서 실력이 없는 건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유튜브든, 어떤 가게든 하고 싶다면 어디서든 물건을 팔아라. 그렇게 하다 보면 길이 생긴다. 학생들에게 ‘방송을 하러 갈 때 꼭 청담에서 메이크업 싹 다 받고 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하지 말고 차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해라’, ‘실력이 부족하면 안 덤비려고 하는데, 실력은 지금 나도 부족하다며 그냥 하라’라고 말한다. ‘어디든, 무조건, 아무거나 해라. 그러면 원하는 거에 다다라 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Q. 추후 도전해보고 싶은 활동이 더 있는지

“진짜 솔직하게 말하면 MC, 패널 등 방송에 대한 꿈이 점점 생긴다. 만약 정말 기회가 닿는다면 연기도 해보고 싶고, 방송도 해보고 싶다. 김창옥 선생님, 김미경 선생님처럼 강의 분야에서도 이름을 더 알리고 싶다. 사실 나는 ‘내가 엄청 뭐가 된다’라고 생각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진짜 뭐도 아니고. 그냥 나중에는 내가 떡볶이를 너무 좋아해서 작은 떡볶이 집도 해보고 싶다(웃음)”


Q. 꼭 출연해보고 싶은 방송


“간혹 연애 프로 캐스팅이 오지만 안 나가고 있는데, 나는 어른들이 많이 보는 예능들을 나가 보고 싶다. 예능 MBN 알토란, 시사/교양 KBS1 아침마당, KBS2 생생정보통 이런 방송을 좋아하는 것 같다(웃음)”

Q. 바디프로필도 찍으며 자기 관리에 철저한 것 같다, 자신만의 똑똑한 관리 비법

“한 끼를 먹어도 내가 먹고 싶을 때 맛있는 걸 먹고 배고프지 않으면 먹지 않는다. 내가 피부가 좋지 않기도 했고, 화면에 나오는 직업이기 때문에 피부과, 에스테틱, 헬스 등 피부와 몸관리에 돈을 아끼지 않고 투자한다”

Q. 롤모델이 있다면

“자기 일 똑바로 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리고 편하지만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가진 유재석, 신동엽 님 같이 호불호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

Q. MBTI & 본인이 바라본 자신은 어떤 사람인가

“MBTI에 관심이 별로 없다. I였던 것만 기억난다. 남들이 나한테 행동하는 건 상관없는데 나는 나 자신을 들들 볶는 편인 것 같다. 생각도 많은 편이라 가끔은 편하게 있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

Q. 평소 취미

“깨끗하게 샤워하고 넷플릭스 보면서 마라떡볶이, 치킨 등 맛있는 음식 먹는 게 세상 제일 행복하다. 그리고 혼자 한강 드라이브 가고, 편하게 누워서 영화 볼 수 있는 영화관에 혼자 가는 거 좋아한다”

Q. 이상형이 있다면

“살아보니 부모님이 해주는 게 많은 사람들이 많다. 아예 시드 없이 하는 사람들이 없다. 하다 못해 서울, 경기권에 부모님과 같이 산다든지, 상경하면 부모님이 월세, 전세비를 지원해 준다든지 하는 케이스들이 많은데 나는 사실 그렇지 못했어서 나는 누구를 만났을 때 ‘왜 그렇게 살아?’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고 존중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그리고 어떤 일을 했을 때 그 일과 돈의 가치를 아는 허황되지 않은 사람이었으면 좋겠고 함께 성장하며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Q. 앞으로의 계획

“홈쇼핑 말고 그 외의 방송활동도 업그레이드되게끔 노력하고 싶다. 방송 외에 있어서도 나를 들들 볶다 보니 행복감을 모르고 지냈다. 겉으로 ‘척’이 아니라 진짜 스스로를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고 내가 나인 것 자체가 행복한 사람으로 자존감을 조금 더 높이고 싶다”

Q. 최종 목표

“너무 늙지 않은, 백발의 할아버지가 아닌 상태에서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 생각보다 예체능을 하는 사람들은 어려운 아들 딸들이 많다. 끈기도 있고 재능이 있는데 길을 모르는 예체능 분야에 있는 친구들을 돕고 싶다. 그리고 허황된 꿈이긴 한데 동남아 같은데에서 일 도와주시는 가정부, 정원사, 집사, 운전사 두고 아무것도 안 보고 편안하게 망고 까먹으면서 지내고 싶다(웃음)”

한효주 기자 hhz@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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