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이후 영상 메시지를 통해 “미·이스라엘 연합군이 거둔 군사적 성과를 이스라엘의 핵심 이익을 수호하는 이란과의 합의로 전환할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 자체를 전면 부인하면서 중동 전황은 여전히 안갯속에 빠져들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군(IDF)과 미군이 거둔 막대한 성과를 지렛대 삼아 전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면서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란과 레바논(헤즈볼라)에 대한 타격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공습이 이란의 미사일 및 핵 프로그램을 상당 부분 무력화했다고 주장하며 “불과 며칠 전에도 이란 핵 과학자 2명을 추가 제거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측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한 직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발전소·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군사 공격을 5일간 보류하겠다고 발표하며 핵 포기를 포함해 “거의 모든 쟁점에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그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촉구하며 내걸었던 ‘48시간 최후통첩’이 만료되기 약 12시간 전의 전격적인 방향 전환이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관리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상대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라고 보도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항공우주군 사령관, 테헤란 시장 등을 거친 보수 강경파로, 이란 지도부 내 핵심 권력 인사로 분류된다. 그러나 갈리바프 의장은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현재 어떠한 협상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즉각 부인했다. 이란 외무부 역시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군사 계획을 위한 시간을 벌려는 시도”라며 “전쟁이 강요된 지난 24일간 미국과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조현 한국 외교부 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침략 당사국과 그 지지·후원국 선박에는 봉쇄돼 있으며, 그 외 국가 선박은 이란 측과 협조하면 통과에 문제가 없다”고 전달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현 상황의 불안정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불법 공격이 초래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외교·군사적 혼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 방공망의 허점도 드러났다. 이스라엘 공군(IAF)은 23일 지난 21일 밤 남부 도시 디모나·아라드 일대를 타격한 이란의 가드르(Ghadr) 계열 탄도미사일 요격 과정에서 중거리 방공 체계인 ‘다윗의 돌팔매(David’s Sling)’가 오작동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본래 해당 상황에서는 장거리 요격 체계인 ‘애로-3’를 운용해야 했으나, 당시 다윗의 돌팔매가 가동됐고 요격탄 발사 후 시스템 결함으로 격추에 실패한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란·이스라엘 지도자들이 서로 엇갈린 신호를 쏟아내면서 실제 평화 협상이 진행 중인지, 전쟁이 가까운 시일 내 끝날 가능성이 있는지조차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