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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무싸’ 구원의 포옹

서정민 기자
2026-05-04 07: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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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무싸' (사진=JTBC)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에서 황동만(구교환)과 변은아(고윤정)가 서로의 깊은 상처를 알아주는 구원의 포옹으로 안방극장을 북받치는 감동으로 물들였다. 창작의 엔진을 되찾은 동만과 상처를 끌어안는 두 사람의 약속이 최고의 엔딩을 완성했다.

지난 3일 방송된 '모자무싸' 6회에서 황동만은 변은아를 사랑하자 멈춰 있던 창작의 엔진이 가동되며 글이 쏟아져 나왔다. 20년간 갈등을 반복한 '8인회'에도 다시 합류하며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반면 박경세(오정세)는 영화 실패에 이어 아내로부터 냉정한 평가를 받은 터에, 동만의 기세가 복잡미묘한 감정의 파고를 불러일으켰다.

변은아는 친모 오정희(배종옥)의 의붓딸 장미란(한선화)에게 직설적인 피드백을 날리며 기묘한 연대를 예고했다. 하지만 뒤늦은 모성애를 가장해 한국을 떠나라 종용하는 친모에게 "아홉 살 아이가 버려진 거 들키지 않으려고 제 손으로 김밥 싸 들고 소풍을 갔다"며 차갑게 전화를 끊었다. 오정희는 시상식에서 "부족한 엄마를 견뎌낸 딸들에게 바친다"는 위선적인 소감을 남겨 씁쓸함을 안겼다.

이날의 정점은 감정워치 회사에서 두 사람이 서로의 '알 수 없음'을 마주한 순간이었다. 동만의 두 차례 '알 수 없음'은 형 황진만(박해준)이 극단적 시도를 했을 때였고, 변은아의 그것은 어린 시절 방치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자폭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두 감정 모두 태어나 한 번도 입 밖에 내뱉지 못한 말, "도와줘"였다.

감당이 안 될 것 같은 슬픔을 서로 알아본 두 사람은 이내 변은아가 뒤돌아 동만을 껴안으며 울음을 터뜨렸고, 동만 역시 그녀를 꽉 끌어안으며 서로를 돕기로 약속했다. 엔딩에서 변은아와 숲을 거닐고, 훌쩍 자란 조카 황영실이 황진만 품으로 달려가는 '행복한 상상'을 완성한 동만의 촉촉한 눈망울은 시청자들의 마음마저 화창하게 물들였다.

'모자무싸'는 매주 토요일 밤 10시 40분, 일요일 밤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서정민 기자 sjm@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