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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마녀’ 박진영이 노정의를 위한 본격적인 구원의 여정을 시작했다. 인생을 건 그의 분투가 마녀의 존재 부정을 입증할 수 있을지 희망찬 기대를 폭발시킨 엔딩이었다. 시청률은 수도권 3.1%, 전국 2.9%를 기록했고, 분당 최고 3.6%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나타냈다. (닐슨코리아 제공, 유료방송가구 기준)
지난 23일 방송된 채널A 토일드라마 ‘마녀’ 4회는 미정(노정의)이 마녀가 아님을 입증하기 위한 동진(박진영)의 인생을 건 여정의 시작을 알렸다. 동진은 미정을 위해 쓴 ‘마녀의 존재 부정’ 리포트가 되려 그녀를 마녀라고 지목하는 통계적 오류를 범했음을 깨닫고 해답을 찾지 못해 여러 차례 좌절했지만, 엄마 미숙(장혜진)의 죽음을 계기로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미정을 동네에서 내쫓았다는 죄책감에 괴로웠던 미숙은 아들 동진의 오류투성이 리포트를 손때가 묻어날 정도로 읽고 또 읽으며, 미정이 마녀가 아님을 굳게 믿었다. 그런 엄마를 위해서라도, 미정은 더더욱 마녀가 아니어야만 했다.
동진은 세상 일이 숫자로만 답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도 뼈저리게 깨달았다. 일전에 동진의 자동차를 부순 용의자가 특정됐다. 바로 동진이 만든 중소기업 은행 대출 알고리즘으로 피해를 본 공장 사장 중호(정의갑)였다. 그는 은행 규정이 바뀌어 승인까지 받은 대출이 번복돼 부도를 맞았고, 하루아침에 가족까지 거리에 내몰렸다. 통계의 오류로 의도치 않은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처절한 현실적 교훈이었다.
동진은 그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래서 원한을 품고 자동차 테러도 모자라 자신을 찾아와 주먹까지 휘두르는 중호의 분노를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은 채 온몸으로 받아냈다. 그리고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며 굶주린 그에게 따뜻한 밥을 사줬고, 자신을 좋게 봐줬던 이회장(전국환)을 만나 중호가 카지노에서 작은 일이라도 할 수 있게 부탁했다.
이회장은 자기 일 아니면 도통 관심이 없는 요즘 세상에 드물게도 사람을 살리려 하는 동진의 선의를 꿰뚫었다. 이전에도 동진은 이회장의 지속적인 카지노 운영을 위한 빅데이터를 추출했지만, 결과적으로 카지노에서 폐인이 되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처럼 동진의 분투는 단순히 미정을 향한 감정 때문이 아니라, 고통 속에 있는 타인을 살려내려는 선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 위대한 선의는 미정의 저주를 풀 수 있으리란 희망의 싹을 틔웠다. 미정은 여전히 세상의 전부인 조그만 옥탑방에 자신을 가둔 채 살아갔다. 방송국 PD이자 유일한 친구 은실(장희령)의 도움을 받아 번역 일로 생계를 유지했고, 그곳을 지키는 엄마, 아빠 허수아비를 보며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아무도 만나지 않는 외로움은 감출 수 없었다. 그런 미정을 살아가게 하는 건 작은 희망이었다. 섬은 아니지만 섬처럼 고요하고 사람도 적은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 할슈타트에 가고 싶다는 그녀는 그곳에선 어쩌면 자신도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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