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방송되는 SBS ‘뉴스토리’는 요즘 빌라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고, 신뢰 회복 방안을 모색해 본다
26살 박정우(가명) 씨는 2년 전 서울에 취직하며 처음으로 전셋집을 얻었다. 차곡차곡 돈을 모아 여자 친구와 결혼을 꿈꿨지만 집주인이 보증금 1억 2천만 원을 돌려주지 않으면서 모든 계획이 무산됐다. 결국 집은 경매로 넘어갔고 설상가상으로 실직까지 한 그는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가 홀로 전세사기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됐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보증금을 돌려받기는커녕 가해자 처벌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536억 원의 전세사기를 벌인 남 모 씨의 판결이 대표적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남 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과 달리 7년으로 감형했고, 사기 행각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 공인중개사 등 9명도 무죄나 집행유예로 석방했다. 피해자들은 가해자 엄벌을 요구하며 2년 넘게 해온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고 허탈해했다. 특별법 이후 지금까지 정부가 인정한 전세사기 피해자는 2만 5천 명을 넘어섰다. 올해도 전세사기는 이어지고 있다.
‘뉴스토리’ 취재진은 빌라가 밀집한 서울 화곡동을 찾아가 봤다. 거래가 없다 보니 중개업소들이 꽤 문을 닫았다고 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금 보증보험 한도가 낮아지면서 빌라 시장이 더욱 얼어붙었다”라고 말했다. 공시가격의 126%까지만 전세금 반환 보증이 가능하게 하는 이른바 ‘126%룰’이 전세 상한선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새 세입자를 받아도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역전세’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빌라 시장이 불안해지자 공급도 급감했다. 올해 비아파트 인허가는 전년 대비 30%, 착공은 21%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 상태가 이어지면 1년 뒤에는 주거난이 심화할 것이라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전세사기로 땅에 떨어진 빌라 시장의 신뢰 회복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임차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전세사기 예방책을 마련해서 믿고 계약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뉴스토리’는 오는 28일 오전 8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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