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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 캡슐호텔 화재, 日여성 의식불명

서정민 기자
2026-03-16 07: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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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 캡슐호텔 화재, 日여성 의식불명(사진=연합뉴스)


방탄소년단(BTS) 광화문 컴백 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서울 도심 캡슐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외국인 관광객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스프링클러조차 없는 ‘벌집형’ 밀집 구조가 피해를 키운 것으로 지목되면서 숙박시설 안전 관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6시 10분쯤 서울 중구 소공동 복합건물 3층 여성 전용 캡슐호텔에서 원인 미상의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은 인력 110명·장비 31대를 투입해 약 3시간 25분 만인 오후 9시 35분 완전 진화에 성공했으나, 이미 외국인 8명을 포함한 투숙객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중상자 3명 중 일본 국적 50대 여성 1명은 현재까지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발화 지점은 공용 주방으로 추정되며,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추가 정밀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불이 난 캡슐호텔은 관광 명소인 명동과 광화문에 인접해 있는 데다 1박 요금이 3만~5만 원대로 저렴해 주머니가 가벼운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 특히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는 침대 공간이 2층 구조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이른바 ‘벌집형’ 구조라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복도와 통로는 20인치 이상 캐리어를 들이기도 어려울 정도로 비좁아, 화재 당시 신속한 대피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건물 6층에 투숙했던 인도 관광객 데시라지(48)는 “탈출로가 매우 좁아 비상 대피로를 찾는 데만 15분 정도 걸렸다”고 전했다. 화재 당시 숙박 예약 인원은 65명으로, 상당수가 외출 중이어서 피해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건물에 스프링클러가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2년부터 연면적 600㎡ 이상 숙박시설에는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해당 건물은 2000년 이전에 준공돼 의무 설치 대상에서 제외된다. 바닥면적 합계 기준에도 미달하는 데다, 2009년 이전 건축 숙박형 다중이용업소에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를 강제하는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도 적용받지 않아 이중으로 법망을 피한 셈이다. 투숙객이 직접 체크인·체크아웃을 하는 무인 운영 방식이어서, 화재 발생 시 탈출 안내조차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1일 광화문광장에서 예정된 BTS 컴백 공연으로 외국인 방문객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화재는 도심 노후 건물 내 소규모 숙박시설의 안전 사각지대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가 앞서 다중이용시설 437곳을 대상으로 화재안전조사를 실시했으나, 이번에 불이 난 캡슐호텔은 조사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서울 소방재난본부는 “수천 곳에 달하는 숙박시설을 전수 조사할 수 없어 유사 유형에는 표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조사 대상 확대 방안을 마련해 16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중구도 16일부터 게스트하우스 등 소규모 숙박시설을 대상으로 화재 안전 특별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