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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지옥’ 가면 부부 사연

서정민 기자
2026-09-01 08: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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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의 결혼지옥


30년 넘게 화장을 지우지 못한 채 살아온 아내의 사연이 공개됐다. 어린 시절 얼굴에 남은 흉터와 시댁에서 들은 말로 오랜 세월 고통받아온 아내에게 오은영 박사는 ‘신체이형장애’를 언급하며 짙은 화장이 생존을 위한 가면이었다고 짚었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 지옥’) 183회에서는 화려한 모습 뒤에 오랜 상처를 감추고 살아온 아내와 그런 아내를 이해하지 못했던 남편, 이른바 ‘가면 부부’의 사연이 공개됐다.

아내는 화려한 메이크업과 높은 통굽, 헤어 두건 등 독특한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다. 새벽 3시부터 하루를 시작한 아내는 수많은 화장품을 이용해 얼굴을 꾸몄다. 머리카락도 30년 넘게 자르지 않았으며 잠들 때조차 화장을 지우지 않았다.

과거 단 한 번 맨얼굴로 잠들었다가 “영혼이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고 느낀 뒤 수십 년 동안 화장을 지우지 않았다는 것. 남편과 함께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아내는 스포츠카와 대형 바이크를 즐기고 트레일러, 굴착기, 지게차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아내는 위험한 취미를 즐기는 이유에 대해 “위험하게 움직이면 다른 생각이 안 든다. 죽으면 죽는 거다”라고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무엇을 잊기 위해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짚었다.

‘결혼 지옥’에서 아내가 맨얼굴을 감추게 된 이유도 밝혀졌다. 다섯 살 때 아버지가 직접 만든 연고를 얼굴에 발랐다가 피부가 손상되면서 목까지 이어지는 흉터가 남았다는 것. 학창 시절 외모 때문에 상처받았던 아내는 19세부터 화장을 시작했다.

오은영 박사는 의사가 아닌 아버지가 직접 만든 약을 사용한 것을 두고 “무시무시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체 일부의 결함을 실제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집착하는 ‘신체이형장애’를 언급하며 가면처럼 짙어진 화장이 아내가 살아남기 위해 만든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아내의 상처는 결혼 후 더욱 깊어졌다. 19세에 임신한 채 시댁으로 들어간 아내는 시어머니로부터 얼굴 흉터 때문에 집안에 액운을 몰고 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후 시동생이 세상을 떠나자 시누이에게도 자신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시댁 식구들이 잇따라 세상을 떠나면서 아내는 자신 때문에 불행이 벌어진 것은 아닌지 수십 년간 죄책감에 시달렸다. 결국 술에 의지하고 자신을 해치는 행동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남편에게 자신의 상처를 말하지 못한 배경에는 과거 폭력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아내는 남편에게 맞은 뒤 큰소리만 나도 두려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편은 “지나간 일을 지금 와서 어쩌겠느냐”고 반응한 데 이어 “말로 설득해도 안 되면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배우자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단 한 번의 폭력이었더라도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남편이 시댁의 발언이 잘못됐다고 생각했다면 아내에게 직접 “당신 잘못은 없다”고 말해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던 ‘가면 부부’ 사이에는 예상하지 못한 반전도 있었다. 사전 상담에서 남편은 가장 걱정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내의 건강”이라고 답하며 눈물을 쏟았다. 가장 행복한 순간 역시 아내와 함께 일할 때라고 밝혔다.

남편의 속마음을 처음 확인한 아내는 “방송에 나오지 않았다면 평생 남편의 마음을 모르고 살 뻔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에게 생존하기 위해 만든 가면을 조금씩 벗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남편에게는 아내의 안전기지가 돼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할 것을 당부했다.

마침내 남편은 “당신은 옛날에도 예뻤고 지금도 예쁘다. 흉터가 있든 없든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아내 역시 먼저 사과하고 화를 내지 않은 채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약속하며 32년 만에 서로의 진심을 확인했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은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된다.

사진제공=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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