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찰나의 순간, 아이돌네이션 김혜수 [인터뷰]

한효주 기자
2025-01-16 14:52:09
톱과 워머는 나이엔, 네크리스와 이어링은 찰랑시 제품.


단 몇 초의 찰나로 이목을 끌며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크리에이터 겸 인플루언서 아이돌네이션 김혜수.

김혜수는 이번 화보에서 포근하면서도 코지한 겨울 무드, 페미닌, 힙한 콘셉트를 거뜬 소화, 자신만의 차분한 바이브로 촬영을 이끌어 나갔는데.

SNS 쇼츠 속 상큼 발랄한 모습과는 또 다른 진중한 면모로 반전 매력을 자아낸 김혜수의 인터뷰를 지금부터 만나보자.

Q. 화보 촬영 소감

“브랜드 광고, 뷰티, 프로필, 매거진, 인터뷰 촬영 등을 해봤지만 온몸에 힘을 빼고서 내추럴한 포즈로 촬영하는 건 처음이었다. 이번 화보 촬영을 통해 나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 특별한 경험이 됐다. 현장 스태프 분들과의 호흡도 너무 좋았던 덕에 나만의 분위기를 더 자신 있게 끌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Q. 자신의 성격과 매력을 반영한 ‘다섯 글자’ 자기 PR을 하자면

“밝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주변에 좋은 에너지를 전하고 싶어 ‘긍정 에너지’. 행복한 미소를 짓는 모습, 실소를 터트릴 수밖에 없는 상황극이 담긴 내 영상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힘을 얻길 바란다”

Q. 최근 근황

“요즘 ‘숏허브미디어’라고 숏드라마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다. 기존의 숏드라마와는 달리 연기가 가능한 인플루언서들이 주연으로 참여하고 있고, 대표, 제작자인 나도 연기자로 출연하고 있다. 처음엔 시선처리하는 방법조차 몰랐는데 계속 촬영하다 보니 자연스레 조금씩 ‘연기’라는 것을 터득해 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베트남 영화 흥행작 ‘페이스 오프(Face Off)’(Lật mặt)에 운 좋게 캐스팅되어 출연하게 됐다”

Q. 베트남 영화 촬영 중이라고, 어떤 역할을 맡았나

“넷플릭스 4월 중순 오픈 예정인 베트남 영화 ‘페이스 오프(Face Off)’(Lật mặt)에서 익살스러운 투어리스트 역할을 맡았다. 베트남 시사회도 참여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Q.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촬영 일정으로 베트남에 갔을 때, 현지에서 여행객들을 태워주는 자전거를 배경으로 바이럴 영상을 찍었는데 그 영상이 베트남 메인 방송국, 뉴스에 도배되어 하룻밤 사이에 많은 분들이 알아보는 상황이 됐다. 학생들이 ‘아이돌네이션’이 촬영하러 왔다는 소문을 듣고 학교도 가지 않은 채 촬영장에 몰려들어 사인과 사진을 요청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다가오던 모습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20초가 되지 않는 짧은 영상이 가져온 파급력, 콘텐츠의 힘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Q. ‘아이돌네이션’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많은 분들이 ‘아이돌네이션’이 전직 아이돌과 관련 있냐고 물어보신다. 여기서 ‘아이돌’은 우상이는 뜻으로 나, 팔로워 모두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를 본받고 싶고, 존경하는 사람들이 모인 왕국 같은 의미로 ‘아이돌네이션’이라 짓게 됐다. 단순히 SNS를 넘어 모두가 함께 성장하고 빛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Q.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여야 하는 크리에이터,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나

“레퍼런스 영상을 많이 참고하면서 영감을 받기도 하고, 일상에서 신기하거나 특이한 점들을 발견할 때마다 콘텐츠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사람들에게 어떤 반전을 줄지, 예상치 못한 놀라움과 서프라이즈를 선사할 방법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최근 베트남에서 정말 순수하게 창작했던 영상들이 조회수 1,000 만씩 터지는 걸 보면서 크리에이터로서 ‘나만의 것’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사람들이 좋아했던 포인트들은 이미 이전의 영상들에서 데이터로 쌓여 있으니 그 요소들을 꼬집어 내 새로운 콘텐츠와 융합시키면 어지간하면 바이럴을 타게 되는 것 같다. 결국 핵심은 진정성에 기반한 창의력과 꾸준한 시도”

블라우스는 오스카마이크, 초커는 디어브릴 제품.

Q. 영상 속 이미지와 달리 실제 성격은 매우 차분한 것 같다


“이 말 정말 많이 듣는다. 사실 지금의 차분한 모습이 본래 텐션이다. 영상 속에서는 섹시하거나 유쾌한 푼수 같은 캐릭터를 보여드릴 때가 많은데, 그건 기획한 스토리와 캐릭터에 맞춰 연기하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이다. 콘텐츠 창작은 자신 안에 숨겨져 있던 다양한 가능성을 끌어내는 과정 같다. 평소에 하지 못했던 표현들을 창작이라는 명분 아래 마음껏 표출할 수 있다는 점이 재밌고, 또 큰 해방감을 주기도 한다. 크리에이터로서 다양한 면모를 통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하고 행복하다”

Q. 가족들과 함께 영상 촬영을 많이 하는데 제안을 먼저 했는지, 가족들의 반응은

“아이(이든이)는 제안이라는 단어도 모를 나이였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옆에 앉혀 놓고, 춤을 추거나 ‘엄마가 헬로카봇 보여줄게’하면서 자연스럽게 참여를 유도했었는데, 요즘은 이든이가 조금 더 커서, 카메라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인다(웃음). 자연스러움이 영상에 담기던 때와는 다른 지금의 상황을 더 배려, 고려하면서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영상에 자주 등장하는 식스팩 아빠는 사실 ‘콘셉트 아빠’이다. 피트니스 대회 심사위원으로 만나 출연 제안을 드려 함께하게 됐는데, 반응이 좋아 작업을 이어가게 된 것. 진짜 아버지가 서운해하기도 했다(웃음). 가족과 주변 인연들이 함께하는 내 소중한 일상 콘텐츠를 통해 따뜻한 에너지를 전하고 싶다”


Q. 악플에 대처하는 방법이 있다면


“초창기엔 악플이 많아 댓글을 막아본 적도 있다. 댓글로 인해 상처도 받고 고민이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회수와 계정 활성화에 연관성이 크단 걸 깨닫게 됐다. 결국엔 사람들이 콘텐츠에 반응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필요한 비판은 수용하려 하고, 무의미한 비난은 흘려보낸다. 나는 오히려 무관심이 더 무섭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은 ‘모든 반응 속에서 내가 배울 점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더 단단해지고 있는 중인 것 같다”

Q. 롤모델이 있다면

“롤모델보단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데 더 중점을 둔다. 레드오션이 아닌 기존에 없던 콘셉트와 방향성을 만들어내고 싶다. 굳이 비슷한 방향성을 꼽는다면 중국의 숏드라마 시장에서 보여주는 스토리텔링과 콘텐츠 기획력을 참고하는 편이다. 근데 나는 그것보다 더 과감하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지향해서, 유머와 감동 그리고 예상을 뛰어넘는 재미를 담아내 B급 감성을 세련되게 풀어내고 싶다”

Q. MBTI & 본인이 바라본 자신은 어떤 사람인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가 먼저 친화력을 발휘해야 길이 열리는 경우가 많으니 먼저 다가가려 노력하고, 의식적으로 행동하게 되면서 ENFP가 나온 것 같은데, 본연의 성향으로 살았다면 내향형(I)이 나왔을 것 같다. 내가 바라본 나는 좋아하는 일로 삶을 채우려고 노력하는 사람 같다. 화려함 뒤에는 누구에게나 고민과 무게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고, 영상 속 몇 초의 밝은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늘 되새기면서 현실 속에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잃지 않으려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단단히 지키면서 동시에 주변에 좋은 에너지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Q. 평소 취미

“이든이와 노는 걸 좋아한다. 바쁜 일정에 항상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이 늘 있어 주말엔 키즈카페에 가서 함께 시간을 보내려 한다. 키즈카페에서도 아이가 놀 때, 급한 일이 있으면 업무를 보는 게 삶의 현실이기도 하지만 함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내겐 큰 위안이 된다. 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아이가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살피고, 그 모습을 보며 다시 힘을 얻곤 한다”

Q. 앞으로의 계획

“운영 중인 6개의 SNS 플랫폼을 더 키우고 싶고, ‘숏허브 미디어’ 드라마 제작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도 집중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번 영화를 계기로 베트남에서도 인지도를 높여 ‘숏허브 미디어’ 플랫폼 사업까지 글로벌하게 확장해 나가고 싶다. 인플루언서는 타고난 끼가 많은데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분들이 더 폭넓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많은 인플루언서 스타를 육성해 내고 싶다. 또, 이전에는 트렌드에 맞춰 시선을 끌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제작했다면 요즘은 좀 더 현장감 있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들을 담아내는 데 힘 쏟고 있는 중이다. 스트리트 콘셉트를 늘리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리얼한 일상으로 소통하는 콘텐츠를 통해 더욱 크리에이티브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

Q. 최종 목표

“가진 것을 나누고 함께할 때 세상이 더 아름다워진다고 믿는다. 꾸준히 봉사활동과 기부를 이어왔고, 지금도 크고 작은 기부와 나눔을 통해 내가 받은 감사함을 다시 사회에 돌려드리려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나를 믿고 함께해 주는 분들이 보내준 따뜻한 마음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넘어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 나아가겠다”

한효주 기자 hhz@bntnen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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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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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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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경, 최정원 (퍼스트비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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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빈, 재현 (에이라빛)